안녕 언니네






언니네 이발관이 해체했다.

사실 6집은 잘 듣지 않았다. 음악이 좋고 싫고를 떠나, 더이상 언니네 노래를 가슴에 새기듯 듣는 나이가 지났다고 해야 맞다. 이십대의 어느 초여름, 동거인과 나는 원룸 조그만 방구석을 땀나도록 청소하고, 민소매와 짧은 반바지를 함부로 입고 널어져 언니네 5집을 들었다. 등두두 울리는 도입부를 들을 때마다 방 안 풍경이 울렁거렸다. 그 울렁거림을 참지 못하면 어느 날은 공연장에 쫒아가 몸을 흔들던 날도 있었다. 무엇을 하는 줄도 모르고 안간힘을 쓰던 나의 이십대를 언니네와 함께 했다.

그런 그들이 해체를 했다. 만약 내가 지금 이십대였다면, 그를 무책임하고 비겁하다고 비난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 서른이 훌쩍 넘었다.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 기분으로' 음악을 계속 해달라고 떼쓰고 싶지 않다. 그가 음악을 하지 않아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도 여전히 행복하길 바란다. 고마워요 언니네:)












덧글

  • L君 2017/08/17 23:53 #

    자주 듣던 때도 있었는데 한 동안 잊고 살았어요. 가슴 한 구석에 찬바람이 부네요.
  • 2017/08/25 11:42 #

    이제 찬바람도 좋을 나이가 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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