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a + reala
남들이 느끼기에는 아닐지 몰라도, 나는 힘찬 에너지를 가진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나를 만났을 때 상대가 기운빠지지 않도록 내가 좋은 기운을 주고 싶었다. 함께 있을때 즐거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먼저 실없는 농담을 던지고, 자잘한 일상을 이야기 하고, 동네 꼬마처럼 철없이 굴었다. 반면 그러지 못했던, 그러니까 내가 징징거릴 수 있었던 한 사람이 있었고 한 공간이 있었는데, 그 한 공간은 바로 이곳이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하다 생각되면 이곳에 와서 글을 남겼다. 어떤 날은 아무런 감정없이 키보드를 두드렸고, 어떤 날은 눈물을 후두둑 흘리면서 서럽게 글을 올렸다. 너무 찌질하고 못나서 차마 올리지 못한 글도 있었고, 올렸다가 다음날 서둘러 삭제했던 글도 있었다. 지금도 임시저장글에 차마 다 올리지 못한 서러움들이 대여섯 개쯤 남아있다. 오늘도 어쩐지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 날 같다.
매년 사월은 내게 잔인한 달이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맹장이 터진 것도 사월, 쓰러져서 응급실에 갔던 것도 사월, 수술 전날 아무도 없는 병실에서 벌벌 떨며 밤을 새웠던 것도 사월, 시험 준비한며 피말라가며 독서실에 있었던 것도 사월, 모든 것이 튀틀려서 짐을 싸야했던 것도 사월. 사월은 언제나 내게 잔인했고, 외로웠고, 그 어떤 겨울보다 혹독했다. 그리고 날씨는 더없이 아름다웠다. 올 해 사월도 어김없이 참 잔인하다.
괜찮다ㅡ를 서너 번쯤 하면 괜찮아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서너 번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한 스무 번쯤 날려줘야 기운이 난다. 어른이 되면 뭐든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닌 걸 보면 난 아직 어른이 멀었지 싶다. 아니면 누군가가 알려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아이, 지금부터는 어른 요이땡.
젊어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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